첫월급의 기쁨, 그것은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다는 기쁨.
월급을 받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이다.
동네 마트에서 두 손 가득 주전부리를 사들고 나왔을 때는 그 뿌듯함이란...
대학교를 다니면서 과외를 할 때는
제대로 직장생활을 하지는 않았던 학생 입장에서는 과외비가 큰 돈이긴 했지만,
연애하랴 버스카드 충전하랴.... 참 여의치 않았던 것 같다.
학생 때 2년간 연애를 하면서도
고기를 먹었던 적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였을 것이다.
과자를 사 먹어도 노래방봉지 과자는 그림의 떡.
원없이 군것질 해보고 싶긴 하지만,
다른 쓰임새들을 위해서 용돈과 과외비를 아껴 써야 했다.
그리고 월급을 받는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마트에 가서 원없이 과자를 골라도 1,2만원이란다.
학생 때는 수퍼/마트에서 5천원 넘게 주전부리거리를 사 먹으면 호사스러운 일이었는데,
그 1,2만원을 카드로 결제하고 두손 가득 큰 봉다리를 들고 마트를 나설 때 그 뿌듯함이란...
참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노래방 새우깡, 노래방 감자깡, 초코하임, 우유 1리터, 너구리, 짜파게티.
그 때 더 알게 된 것 같다.
'아... 월급을 받는다는 것. 돈을 번다는 것의 기쁨은.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다는 그 기쁨이구나.
월급에 대한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게는 이것이 가장 뿌듯했던 것 같다.
먹고 싶은 게 있을 때,
먹을 수 있다는 그 것.
요즘도 마트에서 종종 충동적(?)으로 큰 과자봉다리들을 집어 들고,
잔고에 대한 걱정없이 값을 치르고 문을 나설 때, 종종 그런 감정들을 느낀다.
인생이 그런 재미 아니겠나.
영양과잉 상태임을 체감하고 단기 식단 조절에 돌입한 시점에 문득 떠올라서 글을 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