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더치커피를 열심히 내리면서 원두에 따라 향과 맛을 조금씩 느껴보러하고 있다.
커피에 대해 잘 알지도 못 하지만, 에스프레소보다 부드러운 향과 맛에 이끌려서 더치커피를 내려 마시기 시작했는데, 뭔가 다양한 맛을 찾고 싶은 생각이 든다. 마치 번들렌즈만 6년동안 끼고 다니다가 요즘에서야 30.4와 85.8 렌즈를 쓰면서 더 재미를 보고 있는 DSLR 카메라의 렌즈처럼...
1. 인도 쿠르그
: 마지막으로 마신지 1주일쯤 밖에 안 됐는데, 맛이 잘 기억이 안 난다.
아마도 지금까지 내가 마셔본 더치커피가 많지 않았고, 최근 같이 마셔볼 비교대상도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기억 나는 것은 고소한 냄새와 향이 감돌았다는 점 정도...?
2. 코스타리카 따라쥬
: 한 10개월쯤 전? 처음 더치커피기구를 구입할 때 샘플로 받았던 코스타리카 따라쥬 원두가 생각난다.
포장을 열었을 때 원두에 윤기가 반지르르하고 향은 어찌가 그렇게 달콤하고 향긋하던지...
(생각해보니 인도 쿠르그 원두를 처음 개봉했을 때는 향기가 달콤하다는 생각보다는 고소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 같다)
방이 좁았던 터라 향기가 밀도있게 퍼져서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저녁에 더치기구를 세팅하고 추출은 시작해서 아침에 일어나서 퍼지는 향은 정말 향긋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주문해서 받은 원두도 참 향이 좋다.
맛을 봤을 때는 쿠르그 원두보다는 신맛이 좀 더 느껴졌던 것 같다.
추출할 때 재미있었던 점은 지금까지 더치커피를 한 20~30회 정도 내려보면서 처음으로 원두가 불어서 부풀어 오르는 것을 보았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매번 원두를 벌크(1kg)로 구입해서 쓰다가 다 못 쓰고 냄새가 고약해진 원두를 버리기를 수차례 반복했는데, 100g 200g짜리 원두를 사용하니까 향도 훨씬 좋고 맛도 더 부드러운 것 같다.
3.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 원두를 개봉했을 때 느낀 것은... 일단 원두 크기가 코스타리카 따라쥬보다 아주작았다는 점.
추출할 때 달랐던 점은 칼리타 핸드밀로 코스타리카 따라쥬와 같은 굵기로 갈아도 물이 늦게 빠진다는 점.
코스타리카 따라쥬보다 신맛이 덜하고 쓴 맛이 좀 더 강하다는 개인적인 느낌.
다음 원두는 어떤 것으로 향과 맛을 느껴볼까...
하나만 마실 때는 잘 몰랐는데,
두가지 원두를 맛보니 참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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