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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2012인도

[2012.1.23] 진료 첫째날.

2012.02.21 04:22
 작성함.



다들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서 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교회 밖으로 나왔다.
photo by 민.

#1.
   오늘부터 3일간은 진료일정이다. 진료 첫날인 오늘 우리팀은 김선교사님이 6년째 일하고 계신 니자무딘 웨스트(Nizamuddin west) 지역에서 진료를 하게 된다. 이 지역은 빈민가는 아니고 무슬림들이 많이 있는 지역인데, 작은 학교를 중심으로 선교사님이 일을 하신단다.

   오늘은 딱히 진료라기 보다는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건강검진 정도가 될거라는 말씀과 함께, 달달하고 생각향 가득한 짜이 한잔으로 오늘 하루의 일정을 시작해본다.

나는 꼬마들의 키를 잰다. 인도생활의 활력소 모닝짜이.

photo by 기영.

기영이는 꼬마들 시력검사.

photo by 민.

체중, 가슴둘레 신제치수 측정하는 지수어린이, 진아어린이, 어진어린이.

photo by 민.

색맹검사 미연.

photo by 민.

체온측정 혜진.

photo by 민.

구강보건교육 민주, 화정누나.

photo by 민.

치과대장님 두형이형.

photo by 민.

한방진료 주영이.

(환자 열심히 보겠다고 첫 환자 머리에 침을 놨더니, 다들 한방진료가면 머리에 침 놓는다고 무서워서 많이 안 가더라는 일화)

photo by 민.

치과팀 선영누나, 선미.

photo by 민.

약국팀 왕언니 다혜누나. 세진누나.

photo by 민.

약국팀 왕언니 다혜누나. 세진누나.

photo by 민.

양방진료 태진이형, 은영누나.

photo by 민.

 

   아이들이 제법 질서정연하게 한줄로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것을 보고 사실 많이 놀랐다. 먼저 검진을 받은 아이들이 뒤 이어서 검진 받는 친구들을 안내해주기도 하고... 놀란 표정으로 김선교사님께 "아이들이 질서를 정말 잘 지키네요?!" 하고 물어보니," 5년간 열심히 가르쳐 놓느라고 힘들었지..."라고 하신다.

예과 1학년 때 방글라데시에서 진료를 할 때, 줄을 세우는 거 하나에도 엄청 에너지 소모가 많이 되었던 기억이 있다. 여기서는 알아서 척척!

photo by 민.


  우리나라에서야 차례를 지키는 것은 상식이 되어 있지만, 인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질서'라는 의식 자체가 없기 때문에 줄을 서서 차례를 지키는게 어색하다고 한다. 국민성이 못되먹었다...라든가 하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고, 그냥 타고난 의식이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의 진행이라든가 효율을 위해서는 질서라는 개념의 '도입'이 필요할 터...

  생각난 김에, 우리나라도 문화시민 문화시민 하면서 기본 공공질서는 나몰라라 하는 사람들도 개념탑재 좀 하자.


#2.
   어젯밤 설교시간에 임성재 간사님이 하신 '단기선교의 목적은 장기선교사에게 도움이 되는 것' 이라는 말씀이 떠올랐다. 나는 아이들 키를 재다가 중간에 줄을 세우는 역할로 바꿨는데, 어떤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일이 잘 돌아가도록 질서유지를 하는 일만해도 현지 사역에는 보탬이 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아이들이 줄을 너무 잘 서서 막상 하는 일 없이 오후에 대부분의 시간은 농땡이 얼쑤~♬

 


#3.
   한꺼번에 많은 새로운 얼굴들과 섞여 지내는 것은 무조건 반갑고 무조건 유쾌한 일만은 아니다. 서로 이야기하면서 알아갈 시간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먼저 나서서 쉽게 인사를 건네지 못하는 성향의 소유자인 나에게 있어서 새로운 사람을 한번에 많이 알게 된다는 것은 분명히 그 만큼의 스트레스도 따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도 이제 하루이틀 지나면서 남자들은 한 공간에서 다같이 잠도 자고, 이래저래 눈에 익은 얼굴들이 하나둘씩 늘어가니 오늘은 한 번이라도 좀 더 먼저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