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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2006방글라데시

둘째날 - 다카속으로.사역준비

2006.08.06 21:48
 작성함.

#. 다카시간 2006년 7월 30일 오전 6시 30분

오늘은 주일이다.

우리방의 타임키퍼 기열이형의 기상 안내방송(?)에 따라 일어나서 함께 타국에서의 하루를 연다. 문득 한가지 생각이 들었다. 의료선교차 이 곳에 온 것이지만 내 소지품 관리는 철저하게 해야겠다는 생각. 하지만 마음이 너무 굳어져서 사람을 의심하게 되지는 않기를......

아침을 먹고 꼬람똘라 병원의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예배를 드리려고 모인 사람들은 대부분 꼬람똘라 기독병원 직원들 중에 크리스챤인 사람들이다. 벵갈어 성경과 찬송을 따라 읽고 부를 수는 없지만 대신에 우리 성경과 찬송가를 펴서 조용히 부른다. 설교는 현지 선교사님께서 통역을 해 주셨다.


건물 옥상에 있는 병원 교회이다.

아담한 교회

 

우리팀 소개를 간단하게 하고 꼬람똘라 병원을 견학했다. 병원 시설들이야 우리나라 병원들보다 낙후되서 이런 곳에서 어떻게 진료를 하고 처방을 할까...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있을 건 다 있다. 병원을 견학하는 동안 진료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은 자신들이 진료받으러 온 병원을 구석구석 돌아보는 이방인들이 신기한 듯 빤히 쳐다보기도 하고 무리지어 우리 뒤를 졸졸 따라 다닌다. 미행? 의심?. 아니, 전혀 악의가 있어 보이진 않는다. ^^






아참, 방글라데시는 무슬림 국가인데, 우리나라처럼 주일날 쉬지 않고 금요일날 쉬기 때문에 주일에도 우리나라의 평일과 마찬가지로 아침 예배 후에 진료를 한다.

오늘 오전에는 꼬람똘라 병원 근처의 사역지를 돌아보기로 했다. 병원 견학을 하고 외출 준비(썬크림, 화장실 등등? ^^;)를 하고 차를 타고 퉁기(지역명)사역지로 갔다.

 

*어제 밤 늦게 차를 타고 오느라고 창 밖 풍경이 잘 못 봤는데, 이제야 제대로 밖을 볼 수 있었다. 시장길을 통과하는데, 먼지는 엄청 많이 이는데도 릭샤가 엄청 많이 다닌다.

릭샤는 이렇게 바퀴가 세 개 달리고 페달을 굴리는 인력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딜가나 소들이가 널려(?)있다.

좀 흐려지긴 했지만, 망고를 팔고 있다.

시장길을 지나는 릭샤가 많이 보인다. 건물은 판자집 수준이다.

사람들이 많은 것이 활발해 보인다.

 

20분쯤 후 퉁기지역에 도착했다. 스위스인 여자 선교사님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그 곳의 병원을 먼저 한바퀴 돌면서 소개해 주시는데 역시 영어라서 모든 내용을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가끔씩 들리는 부분들은 있었다.

이 지역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공장지대가 많이 들어섰는데, 그에 따라 인구가 갑자기 몰려서 지도를 봐도 금방 알 수가 있듯이 인구밀도가 굉장히 높다고 한다. 그리고 주위의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곳 병원을 중심으로 보육시설들이 꽤나 많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병원의 의료수준, 검사실의 기술 수준 등은 좀 뒤 떨어질지 몰라도 사용하는 약품이나 처방하는 약의 품질은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유를 들어보니 이 근처에 세계의 유명한 제약회사(공장이였든가?)들이 많아서 직접 약품을 사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퉁기 사역지 병원 앞

옥상에서 바라본 주변 모습이다.

꼭 밀림같지만 낮은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선교사님께서 주변지역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고 있다.

 

다음으로 바로 옆에 있는 농아학교를 방문했다. 이곳을 담당하고 계신 분은 한국인 여자 선교사님인데 이 분 당신도 귀가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 18년째 사역 중이신데, 지금까지 교육시킨 아이들만 해서 상당수가 된다고 한다. 학부모들이나 주변 마을 사람들의 반응도 물론 좋고.^^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을 귀가 들리지 않기 때문에 이방인들이 와서 웅성거리면서 선교사님의 설명을 듣고 있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고 공부를 계속한다. 뭘 공부하나...하고 가만히 봤더니 글씨 공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 유치원 때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 [나비 나비 나비 나비...] [공책 공책 공책 공책...]하고 여러번 쓰는 것 처럼. 아이들 옆에 조심히 다가가서 지그시 쳐다봤다. 아이들이 정말 귀엽다. 눈이 땡글땡글하고 눈동자가 새까만 것이 정말 순수해 보인다. 우리는 선교사님의 사역에 대한 말씀을 듣고 이 아이들이 예수를 마음에 영접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이 땅의 영향력있는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기를 함께 기도하고 농아학교를 나왔다.

선교사님은 이야기 해주시는 중. 아이들은 공부 중.

아이들은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아무리 웅성거려서 열심히 공부한다.

아이들이 너무 예쁘게 생겼다.

참고로 이곳 아이들은 100% 쌍꺼풀이 있고, 조금 과장하자면 속눈썹에 눈이 쌓일 정도로 속눈썹이 길고 위로 쭉 뻗어있다. 

 

마지막으로 또 바로 옆에 있는 과부 사역지로 갔다. 과부사역? 그게 뭐지? 과부사역은 이곳의 문화적 특성 때문에 하고 있는 사역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슬림 국가는 일부 다처제를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보통 신부측에서 시집을 올 때 혼수품이나 비용을 모두 감당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결혼할 때 신부측에서 가져온 폐물들이 다 떨어지면 남자가 여자를 버리고 도망가서 또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따라서 과부가 많이 생기게 되는데, 이렇게 과부로 남은 여성들은 무슬림 국가에서는 아무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어떤 구제책이 필요하다고 한다. 따라서 이 사역지에서도 과부들을 모아 공동 작업을 통해 경제적 이윤을 만들어 내고 이 이윤을 배분하여 나누기도 하고 복음화 사역에 사용하기도 하는 과부사역을 활발히 하고 있다는 선교사님의 말씀.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물론 나이가 많은 여성들이 대부분이지만 젊어 보이는 사람들도 몇몇 보인다. 이 곳에서 하는 공동 작업은 "자수"이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굉장히 정교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공동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들은 대부분 액자로 만들어서 미국으로 수출하는데, 주로 중산층에게 많이 팔린다고 한다. 보통 한 사람이 한달에 두 작품 정도를 완성하는데, 한달에 700다카 정도를 받는다고 한다. 보통 미국 달러로 1달러는 66다카. 10달러를 조금 더 받는 셈이다.

이렇게 다른방까지 해서 120명 가량이 모여서 공동작업을 한다.

굉장히 정교하다.

 

아침 일찍부터 와서 하루종일 일하는 것은 아니고 아침 8시에 와서 작업을 시작해서 오후 2시에 일을 마친다고 한다. 사람들의 표정은 어둠고 암울해 보인다기 보다는 옆사람들과 담소도 나누면서 방문온 우리에게 가끔씩 웃음도 던지는 것이 즐거움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을 대충 읽을 수 있다.

이곳의 사회에 언젠가 큰 사회개혁이 일어나 여성들이 남성들과 평등한 지위를 갖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꾸려가며 일어설 날이 있길 바랐다. 무엇보다 이들의 예수를 나의 주로 영접하여 영이 살 수 있기를......

퉁기 사역지를 모두 둘러보고 단체사진 한 컷!

 

숙소로 돌아오기 전 숙소 바로 앞에 있는 병원 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이 점심은 이 곳 사람들이 매일 먹고 사는 "똘까리". 우리나라식으로 말하자면 손으로 비벼서 손으로 떠 먹는 커리라고 할 수 있겠다. 눈 앞에 밥을 퍼다 놓고도 멋쩍어 하는 우리를 위해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께서 스푼과 포크를 주시긴 했지만 손으로 맛있게 먹어보겠다는 생각에 주방 한쪽 세면대에서 손을 대충 씻고 기도하고 맛나게 먹었다. 막상 먹어보니 손맛(?)이 곁들여져서일까? 굉장히 맛있다. 마지막 손가락에 묻은 커리까지 마무리~! 손으로 먹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왠지 친근하게만 느껴진 것은 왜일까? ^^

너무 정신없이 먹느라 사진찍을 생각을 못 했다.

현지 선교사로 계신 이석로 선교사님 사진으로 대체!

 

#. 다카시간 2006년 7월 30일 오후 6시

남학생들 모두 점심을 먹고 숙소에 와서 6시까지 푹 잤다. 기온도 높도 습도도 높은 타국에서 몇 시간동안 사역지를 둘러봤던 것이 조금(?)은 피곤했나보다.

저녁을 먹고 이석로 선교사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선교사님은 먼저 신앙과 생활의 통합을 통한 이 땅의 하나님나라의 확장을 이야기하셨다.(하태식 간사님께서 비전학교 때 하셨던 말씀과 비슷한 것 같았다.) 그리고 선교를 이야기할 때, 사역지의 변화를 꾀하는 것보다 나의 영적인 변화를 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과 공동체 사역을 통해 스스로가 변화하여 나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형상이 보이도록 해야한다고 이야기하셨다.

또 한가지! ^^

"하나님께로 부르심과 하나님의 일로의 부르심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한데, 이 때 내가 일을 함으로써 얻어지는 기쁨을 위함이 아니라 내 이름이 생명책에 있음으로 그 기쁨을 인하여 기쁨으로 일한다."는 선교사님의 말씀이 와 닿았다.

 

이석로 선교사님

 

이렇게 좋은 이야기를 나눠주신 선교사님 부부를 위해 축복과 함께 앞길을 위해서 기도해 드리고, 다음날부터 시작될 우리 선교팀의 사역을 위한 회의를 했다.

 

나는 전도팀이다. 평소에 전도에 대해 다소 부담감을 갖고 있었는데, 하나님은 그런 나를 "콕!" 찍으서 전도팀으로 착출(?)하셨나보다. 전도팀은 비록 몇마디뿐이긴 하지만 벵갈어에 가장 익숙해져야한다. 모임을 마치고 우리 방에 들어와서 우리말 뜻 아래 있는 벵갈어 한국식 발음을 몇번이고 읽고 소리내서 읽어보긴 하지만 본과형들만큼 빨리 외워지진 않는다. 예과생의 한계인가? (- - a) 한가지를 되뇌이면서 잠이 들었다.

'우리는 단순히 의료 봉사를 온 것이 아니고 의료 선교를 온 것이다.......'

 

- 셋째날에 계속 ^^ M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