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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2007중국

Chapter3. 사역준비&관광(2,3일째)

2007.08.14 05:09
 작성함.


7월31일

*7:00am

 일어나서 잠언 말씀을 누나고 식사를 했다. 중국에서 처음 먹게된 밥, 약간 설익은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역시 맛잇게 먹었다. 베이스캠프에서는 식사 때문에 걱정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식사를 마치가 대문 밖에 나와서 잠깐 맨손체조를하고 기숙사 동네 한바퀴를 돌았다. 전체적으로 잘 정리된 것이 우리나라 대학교 기숙사동 못지 않다.(아니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사정상 건물전체와 동네 전경은 보일 수 없지만 대문이라도...

대문을 자세히 보면...

福자가 거꾸로 붙어있다. 잘 못 붙인게 아니라 거꾸로 붙이면 복이 더 많이 굴러들어온다나 어쩐다나. 꼭 福자만 있는게 아니라 사천왕이나 관우상 등이 붙어 있기도하다. 이 사람들은 그 빽만 믿고 사는걸까?

 

 아침 8~9시가 되었는데도 거리가 시끌벅적하지 않다. 우리나라 같으면 매일같이 출근시간 사람과 자동차가 섞여서 정신없을텐데 말이다.

 

*9:00am

 동네한바퀴 돌고 숙소에 들어오니 오전 일정으로 사역에 대한 선생님들의 오리엔테이션이 기다리고 있었다. 쿤밍 북쪽지역 두팀, 남쪽지역 한팀. 한국에서 준비모임을 통해 편성한 조 그대로 사역이 이루어지나보다. 나는 남쪽팀.

 북쪽 두팀의 오리엔테이션을 먼저 했는데, 집중하고 싶었지만 쏟아지는 잠을 어찌할까. 밤에 한번도 안 깨고 푹 잘 잤다고 생각했는데 아침 10시쯤 되니까 코 막히고 콧물나고 하는 것이, 환경이 갑자기 바뀌니까 또 비염이 도진 것 같다. 우스갯소리지만 어쩌면 모임장소인 거실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산소가 부족했을수도?

쏟아지는 잠을 어찌하겠나~~~~~ 친구야 반갑다!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많이 자긴 했지만, 그나마 북쪽지역과 남쪽지역의 정말정말 대략적인 이야기라도 들었으니 괜찮겠지. 그렇게 오전시간을 오리엔테이션 시간으로 갖고 점심식사를 한 후, 오후에는 사역지에 가서 건강박람회 때 사용할 안내 포스터들을 만들었다.

자다가도 밥이라면 잠이 확 달아난다.

혈압팀도

금주교육팀도

신장, 체중팀도

시력검사팀도

수질관리 교육팀도

소변검사팀도

손씻기 교육팀도

이 닦기 교육팀도

 

 그리고 사진에 나오진 않았지만 금연교육팀도, 모든팀들이 정말 열심히 준비해줬다.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함께 한다는 기쁨을 가지고...

하지만 역시 예외는 있었다.(모든 팀이 포스터를 그리는데에 검은 매직펜이 필요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매직펜을 먼저 차지해버려서 먼저 휴식을 취한 후 다른사람 쉴 때 그리기 시작했다는 이 두 형제의 안타까운 사연. 일명 선휴식후작업 사연.)

 

 

*오후 6시.

오전에 필요한 물품을 사기 위해 시장에 갔던 사람들이 숙소에 도착하고 저녁식사를 마친 후, 서 선교사님의 말씀을 들었다. 선교지에서 멈춰서는 안 될 영적전투... 그 시작은 다른 곳이 아닌 사역지에 있는 본인의 마음속이라는 것. 앞으로 사역을 하는 동안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이야기였다.

말씀을 들으면서 이렇게 메모도 하고...

 

 

 선생님 말씀을 들은 후, 자매들은 오후에 다 끝내지 못한 포스터 작업을 마저 끝내고, 형제들은 시장에서 사온 물건들을 팀별로 나누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 칫솔, 치약, 비누, 면봉, 손톱깎이... 그리고 어린이들을 위한 공책과 연필 등등 품목 생각보다 많았다.

1500세트의 물건들을 500세트식 나눠야한다.

휴, 정말 많다. 박스가 도대체 몇개인지....

 

 아침부터 사역지(북쪽 2지역, 남쪽 1지역)에 대한 오리엔테이션과

준비작업으로 부산을 떨었던  하루가 막을 내렸다. 준비작업과 준비작업 중의 수다(?)를 통해 팀원들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하루였다. 하지만, 갑자기 도진 비염 때문에 하루종일 비실비실하게 지내서 다른 팀원들에게 미안할 따름이었다.

 

 

8월1일

*5:30am

 어제 하루종일 집안에 있는게 답답했었는데, 동네한바퀴 조깅이나 할까하고 일찍 일어났다. 같은 방에서 자던 형들 안 깨도록 옷 입고 신발들고 현관까지 나왔는데 이게 웬일. 밖에는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방에 있을 땐 창문 가까이서도 비오는 소리를 듣지 못 했는데, 비가 참 조용히도 내리나보다) 할 수 없이 다시 방에 들어가서 씻고 잠언말씀 묵상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아침식사로 만두 세접시쯤을 깔끔하게 해치우고, 오늘하루 관광일정이 시작됐다.

 

  숙소에서 차로 한시간 조금 더 갔을가? 가장 먼저 간 곳은 서산. 도교 사원이란다.

남쪽팀 서산 입구에서 한 컷.

이런 길을 한참 걸어서야 사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도착했다.

계단에서 단체로 한 컷.(원래 한두명 같이 있길래 찍을려고 했는데 카메라를 보는 순간 올라가던 사람들도 다 내려와서 찍었다는 단체사진)

찍사로 수고해 주신 윤석민 간사님. 어딜가나 찍사들의 사진을 보기는 힘들다. 찍사들의 애환.

서산에서 내려다본 쿤밍의 호수. 운남성인가 중국에서 여섯번째로 큰 호수라고하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다. 저 멀리 지평선이 보일정도...

나도 한컷 정도는 남겨 가야지.


서산에서 올라갔던 가장 끝부분. 용문(龍門)

저 멀리있는 팀원들 손 흔들어 주세요~~

(이럴 땐 정말 망원렌즈 하나 있었으면 하는 생각)

용문까지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길에 계단 옆에 있는 경고문.

내려가면서 우리가 올라오면서 봤던 사당에 절하고 있던 엄마와 아들로 보이는 사람들. 아마도 '복'을 기원했겠지?

음...

음.......

음...........

음.........

..............

다시 입구에 내려와서 단체사진 한컷. 인원이 많긴 많았나보다.

 

 그렇게 산속에 멋있게 지어진 사원과 사원에서 내려다보이는 멋진 경관을 구경하고 다시 주차장으로 향했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에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 기념품 가판대.

잘 정리되어 있는 기념품 판매라기 보다는 그냥 잡동사니 판매대같은 느낌이다.

이렇게 앙증맞은 녀석들도 있고,

정교하게 짠 수공품도 있다. 이런 물건들 웬만한 건 다 수공품이랜다. 물론 나는 아무것도 안 샀다. 어디갔다와도 기념품보다는 그 곳의 먹거리를 사 들고 가는 편이다보니...

가끔 이렇게 음식들도 완전히 open된 곳에서도 완전히 open된 그릇에 담아두고 팔기도 한다.(우리나라 부식점 같은 분위기)

 

 가끔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여차여차 서산 구경을 마치고 차를 타고 굽이굽이 산을 따라서 나 있는 도로를 타고 내려와서 점심식사를 했다.

 중국에 와서 처음 맛보는 100% 중국식 식사. 테이블마다 요리가 하나씩 하나씩 올라오는데, 올라오는 것마다 기름이 둥둥...... 사실 처음엔 어떻게 이렇게 기름진 음식만 먹겠느냐 싶었지만, 먹어보니 나름 먹을만 했다. 아니, 갈수록 맛있게 먹었다.

식당에서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면서 컨셉사진. 이 사진의 포인트는 손가락에 있는 핑크색 네일아트. 티셔츠 색깔과 네일아트 컬러가 아주 잘 매치되는 우리의 희문이형.

 

 그 다음으로 찾은 곳은 자연공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한없이 펼쳐진 연꽃 핀 못.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을 구경하면서 팀원들과 단란한 시간을 가졌다.

한 없이 펼쳐진 연잎과 연꽃 행렬(?)

예쁘다.

나도 한장.

내일이면 함께 남쪽땅을 향해 동역할 우리 믿음조.

(몇 명 빠져있긴 하지만, 아무튼 화이팅이다!)

 

 날씨도 적당히 흐려서 그늘이 따로 없이도 한가로이 거닐며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음으로 간 곳은 소수민족촌. 운남성에 많은 소수민족이 살기 때문에 운남성 방문객들을 위해 계획해 놓은 공원인 듯 하다. 굉장히 큰 규모의 공원이었는데, 각 소수민족 section이 정해져 있는데 section마다 전통 가옥, 의상 전통 공연 등을 살려놓은 곳이다. 입구에서 소수 인원으로 나눠서 구경했는데, 우리 조는 앞으로 우리가 찾아가게 될 하니족 section과 다른 한 두 민족 section에 들렀다.

소수민족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데, 아무튼 여기서 공연을 보았다. 피곤하기도 하고 따분해서 그 짧은 공연보면서도 꾸벅꾸벅 졸았다는 거.

돌아다니다가 만난 다른 그룹과 사진 한장.

우리 남쪽팀의 메인 타깃인 하니족 section에 있는 전통가옥인 모양이다. 내일 사역지에 들어가면 이런 집들을 보게 될까?

하니족 공연장 앞에 있던 안내문.

1.전통노래와 춤.

2.차 한잔에 5원.우리돈으로 650원, 역시 관광지는 비싸다)

3.전통마사지 15원.(피곤하기도 해서 한번 받아보고는 싶었지만 시간상 패스)

하니족 공연보기 전에 한쪽에서 두부 같은 것도 먹어보고.

공연 후에 전통놀이도 한번 해보고.

 

 

*5:00pm

 그렇게 넓디넓은 소수민족촌을 걸어다니며 구경을 하니 주어진 몇시간이  훌렁 지나가버렸다. 출구에서 모일 때쯤해서 막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쏟아지는 비를 조금이라도 덜 맞아볼려고 종종걸음으로 버스 안으로 들어가서 서로 구경한 것들을 이야기하면서 피곤한 몸을 달랬다.(오래 걸어서 그런지 특히 발이 무거웠다)

 

 소수민족촌에서 본 모습들이 지금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소수민족들의 real life는 아니리라는 생각을 한 건 나뿐만은 아니었을 듯 하다. 삶의 많은 부분들이 편의를 좇아 현대화되고, 서구화된 모습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으리라. 요즘 우리나라에서 어지간해서는 맨발로 흙을 밟아보기 어렵게 되고, 시골에서도 아궁이에 불 때는 집을 거의 볼 수 없는 것처럼......

(꼭 그렇게 되는 게 나쁘다어떻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그냥 그렇다는 짧은 생각)

 

 모든 관광일정을 마치고 저녁식사.

 내일이면 전쟁터인 사역지, 산속 마을을 찾아가기 때문이라서 그런지 최후의 만찬인 듯한 식사였다. 먼저 나온 음식을 채 다 먹지도 못했는데 줄줄이 나오는 요리들이란...... 테이블당 14개 정도의 요리를 맛본 듯 하다.(사진이고 뭐고 먹는데 정신이 팔려서 그랬는지 음식사진이 하나도 없다)

 

 그렇게 저녁을 푸지게 먹고 나서 개인적으로 좀 더 필요한 물건들을 사러 대형마트로 갔다. 눈앞에 맛있는 것들만 보여서 식사량을 훨씬 넘겨서 숙소에 가서 잠들 때까지도 소화가 잘 안되는 감이 없진 않았지만, 즐거운 고난(?)이라....

 이 날 저녁 우리 그룹의 쇼핑(?) 가이드를 맡아준 미림이 효윤이. 나도 비전트립팀 36명 중에 막내인 나희 빼고는 거의 막내뻘로 간지라 내심 반가운 마음에 마트로 가는 길에 잠깐이나마 이야기를 나눴다. 마트에서 각자 필요한 물건들을 사고 난 뒤에 덜덜 거리는 삼륜 택시(모터카라고 했던 것 같기도 하고...)를 재밌게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9:00pm

 이제부터 자기전까지 할일은 내일부터 시작되는 사역지로의 이동과 사역을 위한 최종검점. 건강박람회의 각 booth별로 리허설을 한 뒤, 자매들은 주로 어린이사역을 위한 페이스페인팅과 네일아트를 연습했고, 형제들은 어젯밤에 팀별로 나눠놓은 물건들을 들고 이동하기 쉽도록 다시 박스 포장했다.

(이 날은 나도 같이 포장작업을 하느라고 사진을 못 찍어서 전날 밤 찍었던 사진으로 대체)

 한밤중에 숙소 현관에서 포장작업을 해야했는데, 주위의 집들은 이미 잘 시간이라서 정말 조용조용하게 작업을 해야했다.하지만, 모두의 예상대로 결코 조용한 작업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는 거. 노동의 기쁨과 사역지에서 벌어질 일들에 대한 기대로 들뜬 마음에서 나오는 만담이라고나 할까......

 내가 속해 있는 남쪽팀을 제외한 두 북쪽팀은 내일 아침일찍 출발해야하기 때문에 오늘밤 반드시 완벽하게 준비를 끝마쳐야했다.

 

 각 팀별로 건강박람회 기념품을 500세트씩 가져가야하는데 한세트씩 미리 포장을 해가면 부피가 너무 커져서 들고 산길을 이동하는데 너무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그냥 단일품목 단위로 박스포장을 했다.

 막상 포장작업을 하다보니 어제 팀별로 나눠놓은 것을 봤을 때보다 물건들이 많게 보였고, 포장을 해 놓고 들어보니 제법 무거웠다. 박스포장을 다 하고보니 1인당 감당해야할 박스짐이 평균 1.5개는 되는 듯 했다.

 

*새벽1시.

 남쪽팀의 짐포장 작업은 거의 마무리가 됐다. 저녁부터 다시 시작된 비염 증상 때문에 도저히 못 견디겠어서 같이 작업하던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뒤로하고 먼저 방으로 올라왔다. 이 날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방으로 향하는 내 걸음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정말 '질질질......'.

 쉽게 풀릴줄 알았던 쌓인 피로가 한동안 잠잠하길래 별로 걱정 안 했었는데, 전혀 생각지 못했던 비염 때문에 쉽게 풀리지 않았다.(비염약을 따로 챙겨오지 않은 게 후회됐던 순간)

 숙소에서 같은 방을 쓰게된 5명 중에 나만 남쪽팀인데, 북쪽팀 형들 4명은 아직도 할일이 남았는지 한참 있어도 방에 안들어온다. 피곤한 몸을 달래며 잠이 들었다.

 

 아마 이날 밤 잠자면서 코 한번 엄청 골았을 것 같다.

 

 

 

 

Chapter4.에서 계속...